아는 사람들은 다 알 만한 최근 ‘SSD’ 이야기

Source : http://itviewpoint.com/46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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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륵…드륵…다다다닥…끼리릭…”

대용량 디지털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고, 개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입출력 속도를 제공하면서 대표적인 저장장치로 자리 매김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ard Disk Drive, 이하 HDD)’는 금세기 디지털 혁명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HDD는 딱딱한 플래터(platter)가 디스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하드(Hard)’라는 표현이 붙었다. 이 플래터가 분당 수천에서 1만회 이상 회전하는 스핀들 모터(spindle motor) 위에서 고속으로 돈다. 플래터 위에는 데이터가 기록되는 자성 물질이 깔려 있다. 컴퓨터로 들어온 각종 정보를 HDD에 기록하고 저장된 정보를 읽어내는 역할을 하는 헤드(head)가 수없이 플래터 사이를 누비며 데이터를 읽는다. 정확한 탐지를 위해 스텝퍼 모터(stepper motor)가 헤드의 동선을 제어한다.

IBM이 세계 최초의 HDD인 ‘라막(RAMAC)’ 5메가바이트(MB) 제품을 내 놓은 때가 1956년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HDD의 원형이 된 제품은 1973년 IBM이 개발한 ‘305 라막’ 모델이다. 특히 이 제품은 플래터와 헤드가 접촉되지 않는 방식을 채택, 데이터를 읽고 쓸 때 발생할 수 있는 내구성이 크게 개선됐다. 1980년에는 시게이트테크놀로지가 5.25인치 규격의 ‘ST―506’ 5MB/s 모델을 통해 현대적인 HDD 표준을 마련했다.

이후 약 30년 넘게 HDD의 기본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GMR 헤드, 수직자기저항, 유체베어링 등 신기술을 통해 저장 공간은 대당 1테라바이트(TB, 3.5인치 드라이브 기준)를 넘었고, 처리 속도도 수천~수만 배 빨라졌다.

그러나 주변 장치들이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서는 크게 뒤쳐졌다.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기계 구동부가 있다는 것이 한계였다. HDD가 ‘컴퓨터 성능을 저하시키는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HDD가 마침내 변화의 조짐을 맞고 있다. 컴퓨터 주변장치 중에서 가장 변화가 더딘 것 중 하나였지만, ‘플래시메모리 기술’을 맞아 비약적인 성능 개선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래 컴퓨터 성능, SSD에 달려 있다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olid State Disk, 이하 SSD)란 ‘플래시메모리 반도체’만을 이용해 만든 새로운 형태의 PC 보조기억장치다. 구동부가 없고, 플래시메모리와 이를 저장장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ASIC(주문형반도체) 콘트롤러가 전부다. 제품 명칭에 ‘디스크’라는 단어가 있지만 실제로 ‘자기(磁氣) 디스크’는 들어가지 않는다.

SSD가 처음 등장한 15년 전에는 대부분 전원이 꺼지면 기록된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D램’ 기반이었다. 당시에는 메모리 가격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메모리를 집적시킨 대형 저장장치를 구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었다. 그러나 반영구적으로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플래시메모리 기술이 발달하고, 가격도 급격히 하락하면서 ‘자기 디스크’가 아니라 ‘반도체’로만 구성된 보조기억장치가 현실화됐다.

SSD는 반도체를 사용했기 때문에 매우 빠르다.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칩 1개의 쓰기 성능은 아직 10~20MB/s로 매우 부실한 수준이다. 그러나 ‘채널’을 확 늘려 여러 개의 플래시메모리를 동시에 읽고 쓰면 성능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SSD 교체를 통해 저장장치 성능이 높아지면 그 동안 HDD 때문에 느렸던 전체 컴퓨터 시스템이 빨라진다. 데이터 병목현상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중앙처리장치 및 메모리와 함께 시스템 균형을 이룰 수 있어 전체 시스템 성능이 향상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SSD 콘트롤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한 벤처기업 이사는 “현재 고급형 싱글레벨셀(SLC)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할 경우 읽기 120MB/s, 쓰기 90MB/s를 구현할 수 있다”며 “차세대 콘트롤러에서는 이보다 2배 성능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글레벨셀 플래시메모리는 보급형 멀티레벨셀(MLC) 플래시메모리보다는 쓰기 성능이 두 배 이상 높지만 값도 훨씬 비싸 가격경쟁력은 크게 처진다. 그러나 이 정도라면 HDD 성능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이고, 향후 초고성능 컴퓨터를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SSD는 HDD와 달리 기계식 구동부가 없는 전자식 구조를 채택했기 때문에 내구성이 높고, 데이터 신뢰성 및 안정성 확보에 탁월하다. 특히 디스크 탐색 시간과 회전 지연시간 등 기존 HDD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동작을 완전히 제거해 데이터 임의접근시간을 최소화했다.
‘디스크’ 위에 원형으로 기록하는 HDD와 달리 SSD는 플래시메모리 내부에 ‘블록(덩어리)’ 단위로 데이터를 기록한다. 따라서 한 번에 많은 데이터 요청이 발생할 경우에도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1초에도 수천~수만 회 이상 접속이 이뤄지는 일부 초고성능 서버에서는 접근 속도가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다. 이 밖에도 구동 장치에 소요되는 전력만큼 소비전력을 더 절약하면 휴대기기의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플래시메모리 집적도 높아져 SSD 현실화
최근 SSD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지난 해 말부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 가격을 크게 낮춘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트북PC 제조사들은 SSD를 선택사양으로 제공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휴대기기에 채택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SSD 대중화의 분위기가 무르익은 까닭은 그 동안 걸림돌로 지적됐던 ‘가격’ 문제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플래시메모리의 집적도가 크게 높아져 메가바이트 당 단가가 크게 하락했고, 이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덩달아 높아졌다.

SSD는 기가바이트 당 가격을 비교하면 여전히 HDD보다 수십 배 이상 비싸다. 그러나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가격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가격조사업체 자료에 따르면 현재 3.5인치 HDD는 1TB 제품도 30만원이 채 안 된다. 그러나 SSD 역시 32GB SLC 모델의 경우 불과 1년 사이에 100만원에서 60만 원대로 절반 가까이 싸졌다.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MLC 모델은 1/3 이하인 30만 원 선이 무너질 태세다.

웨어 레벨링(Wear-leveling) 기술은 플래시메모리의 단점으로 제기됐던 ‘반도체 셀 수명’ 문제마저 해소했다. 플래시메모리 업체들은 개당 10만회 쓰기(SLC 기준)를 보장하고 있다. 업계는 플래시메모리의 전체 영역을 골고루 사용하는 알고리즘을 적용, SSD 수명을 확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 50GB 쓰기를 반복하더라도 100년 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사실상 수명이 다해 고장 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셈”이라고 말했다. SSD 수명에 대한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MLC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할 경우 쓰기 속도가 절반 정도로 저하되고 수명도 5000회 수준으로 크게 하락하는데, 이렇다 하더라도 7~8년 이상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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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열악한 환경에서 고성능 발휘

지금까지 SSD는 기업용 서버 및 초고성능 저장장치 성능을 극대화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기존 HDD에 비해 가격은 매우 비싸지만 성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SSD의 향후 가능성은 단순한 성능-용량 경쟁 보다는, HDD가 사용될 수 없는 환경에서 더 빛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노트북, 휴대용 단말기, 소비자 가전 등 다양한 환경에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차량-항공-군수-산업용 기기 등 극한의 특수 환경에서도 무리가 없다. 정형화된 HDD 디자인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변형도 자유롭다. 충격-발열-소음-소비전력 등 거의 모든 외적 요인을 견디는 내구성이 HDD보다 훨씬 우수하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는 HDD를 밀어내고 컴퓨터 주기억장치에 이어 보조기억장치마저 반도체인 SSD로 완전히 대체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HDD를 대체할 것이라는 단순한 전망보다는 컴퓨터 시스템에 직접 내장 되어 1차 보조기억장치로 자리 잡는 것이 SSD의 최종 목표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집적도 경쟁에 치우쳐 있는 플래시메모리 기술이 처리속도 경쟁으로까지 확대된다면, HDD는 다량의 데이터를 장기간 쌓아 두는 ‘고용량 백업장치’로 밀려나 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잇달아 SSD 채택…2008년 전망은 ‘맑음

SSD는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이 새로운 시장 수요 창출을 위해 가장 적극적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45%로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2006년 3월 64GB SSD 제품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1월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08 CES 전시회에서 MLC임에도 쓰기 속도가 70MB/s에 달하는 128GB짜리 고속 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향상된 것이다.

낸드플래시 2위 업체인 도시바도 지난해 5월부터 SSD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2008 CES에서 대용량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세 번째 큰손인 하이닉스반도체도 당초 2009년에 SSD를 양산하려던 일정을 올 상반기로 앞당겼다. 미국 플래시메모리 카드 시장 1위인 샌디스크, 미국 최대 D램 업체인 마이크론, 세계 최대 HDD 업체인 시게이트테크놀로지 등도 SSD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심지어 인텔은 올해 안으로 읽기와 쓰기속도가 250MB/s, 130MB/s에 이르는 제품을 내 놓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SSD는 플래시메모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콘트롤러 기술이다. 콘트롤러가 SSD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엠트론을 비롯해 뉴틸메카, 오픈네트써비스, 명정보기술 등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고성능 콘트롤러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40~50여개 업체가 SSD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SSD를 자사 제품에 채택하려는 움직임 또한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32GB SSD가 장착된 노트북 ‘센스Q40’과 UMPC ‘센스Q1-U’를 선보였다. 일본 소니는 UMPC ‘바이오UX’를, 델과 도시바는 ‘XPS 1330’ ‘포테제 R500’ 등 고성능 노트북에 SSD를 채택했다. 올해에도 UMPC 등 휴대 기기를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2012년 출시되는 노트북 10대 중 4대에는 SSD가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 기관 웹피트리서치는 SSD 시장 규모가 지난해 5억8000만 달러에서 2012년 101억 달러로 2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SSD를 탑재한 노트북이 올해 약 400만대에서 2010년에는 8배가 늘어난 32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7일 공개한 ‘차세대 저장장치 SSD의 부상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군수, 항공, 선박 등 특수분야에서 일부 시장을 형성했던 SSD가 최근 메모리 용량 증가와 가격하락으로 서버와 초슬림 휴대용 노트북PC 등 기업용. 일반소비자 시장으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또 “앞으로 저장장치 시장은 HDD가 대용량급, SSD는 중소용량급으로 양분되며, SSD는 저가격화와 고신뢰성, 저소비전력으로 사무용 기기와 서버, 기업용 PC 등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채용되고 내년부터 2010년까지는 노트북PC, PMP, 디지털 캠코더 등 일반소비자용 기기에 채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터넷뉴스부 서명덕 기자

– 지난 주 지면에 게재된 위클리비즈 기사를 늘려 자세히 썼습니다. 아무래도 종이 지면에 들어가는 것은 어려운 건 빠지게 마련이죠. 역시 어려운 걸 쉽게 쓰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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